낚시와 캠핑

만삭의 잉어...

무딜 2019. 4. 24. 01:13

4월 둘째 주말...

대청댐의 조황정보 사진을 톡으로 보내며 슬슬 바람을 넣는 카페회원때문에 조용히 마음을 추스리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갑자기 짐을 꾸려 강으로 달린다.


오후만 되면 여지없이 강풍이 부는 요즘에 괜시리 고생이나 하게 되겠지라는 맘으로 조금이라도 편한 잠자리를 위해

그나마 평평한 곳을 찾아 부지런히 아지트를 구축한다.

캠프를 구축할 때마다 항상 큰 기대감 넘친 마음으로 즐겁게 기꺼이 노동을 하게된다.


쏠채스윙에 걸리적대는 버드나무 곁가지를 여기저기 조금 쳐내고 그럴 듯하게 나와바리를 확보했다.





이제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더 어둡기 전에 석식을 위한 준비까지 모두 마치고 근육을 써야하는 노동에 열중한 탓에 시장끼를 느낀다.

조금이라도 덜 어둡기 전에 우선 헛헛한 허기를 채우고 저녁 7시가 넘어가니 어김없이 어둠이 깃들고...


바람도 많이 약해졌고 캠프의 조명과 낚시채비를 위한 헤드랜턴과 쏠삽이 놓이는 곳의 부분조명까지 셋팅완료하고

미사일포 준비를 한다.

저녁 8시경이 되니 이제 바람이 잠잠해진다.


두꺼운 겉옷을 벗어던지고 꽁꽁 얼은 떡밥을 날리기 시작한다.

비상하는 떡밥의 궤적과 떨어지는 곳의 물결파문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크지만 청각으로만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


그러나 스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바람을 가르는 쏠채대의 날카로운 삭음은 더 예리함을 느끼게 되고

전달되는 수면을 풍덩 때리는 소리로 거리를 간음하며 장단장단 강약으로 쏠채대에 가하는 힘을 조절하면서 

라인의 일정한 간격을 맞추기위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다. >.<


공부와 일에 이렇듯 공들였으면 뭔가는 이루고 완장은 하나 찼으련만... ㅠ.ㅠ;;;


이제 기다림과의 밀당을 할 일만 남았다.

야밤에 산보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야식도 하고 etc. 하여튼 기타등등 이것저것 시간을 죽이고...

그리고는 자정이 다 되어 따뜻한 온돌의 느낌에 살포시 깊은 잠에 빠진다.


그런데...


새벽 4시경이 되니 이런 제길,우라질,망할... 깡통이 찍찍 끌려나가는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귀차니즘으로 걍 머리를 땅에 대고 몸을 일으키기 싫다.


아주 오래 전 삼합에서 경험했던 청태와의 전투가 불길하게 떠오른다. ㅜ.ㅜ;;;

아니나 다를까 이젠 경보기까지 작동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고...  >.<

지난 가을,겨울을 지나는 동안 이곳에서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움츠린 몸으로 두터운 오리털파카 상의를 걸치고 텐트 밖으로 나간다.

낚시줄이 난리가 났다.

이리저리 크로스되었고 연리지처럼 붙어버린 라인도 있다. 헐~ ㅜ.ㅜ;;;


16개의 깡통 중 2개만 풀어서 걷어내고 손도 시렵고 몸도 춥고 이것저것 만사가 귀찮아진다.

오늘만 날이냐? 앞으로 날 풀리며 새털같은 많은 날이 있건만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마음에 다시 따끈따끈한 

슬리핑백 안으로 쏘옥~ 들어간다. ^^


날이 밝아 모닝커피에 토스트, 달걀후라이까지 느긋함을 느끼며 낚시는 접었다라는 마음으로 관심 밖으로 밀어내고...

그러나 아침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 것인지... >.<

화창하게 정말 정겹고 따사로운 햇살을 뿌리며 그야말로 굿이다.

밍기적대며 깡통을 방치하고 그대로 둔 채 캠핑만을 즐긴다.

사실 3월 출조시에 사용하던 떡밥의 점도조절 실패로 하루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풀어지지 않았던 기억으로 이번에도

같은 떡밥이므로 믿겠거니 그대로 더 시간을 보내도 풀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


정오무렵 내가 물가에 나온 줄 모르는 카페회원은 아무것도 모르고 맛쩜하라는 개톡을 날린다. ㅋㅋㅋ

게다가 임진강 쪽 조황을 알리며 또 슬슬 바람까지? ^^

이말저말 끝에 점심식사 맛있게 하라고 통톡을 끝낸지 5분도 안되어 까라락~ 빠갈빠갈~삐웅삐웅~ 깡통 하나가 

난리부루스를 때리며 울어댄다.


햐~ 정말 잘도 끌고 간다.

이래서 나는 강잉어를 주로 노리게 되는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수지나 댐의 잉어와는 아무튼 조금 특징이 있고 다르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낀다. *(~.^)*


어쨋거나 무질서한 다른 깡통들의 라인을 이리저리 넘기면서 짜릿한 밀당이 펼쳐지고... *^^*

위~ 아래~ 위~아래~ 딩가딩가~ 지루박으로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부루스에 차차차까지...   *^^*


한 5분여 모습을 보여줄 기미도 안보이고 물속으로 쳐박고 또 이리저리 횡으로 휘젓던 놈의 모습이 멀리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며 지느러미의 모습이 보이며 둥그렇게 물결의 일렁임을 보인다.


이때의 모습은 낚시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상상이 될거다.

마치 잠수함이 부상하듯 멀리서 수면위로 떠오르는 잉어와 지느러미의 환상적인 모습을...


이 모습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뛰게 만들고 흥분되고 긴장하게 되는 멋진 광경이다.

아마도 이런 잉어액션의 모습에 빠져 잉어낚시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 


밑걸림이 심하지 않은 지역이라서 몇번의 뻐끔으로 놈의 맥아리를 빼어내고 랜딩을 한다.

그런데 흐미~ 얘가 만삭이네. 갑자기 미안한 맘이 앞선다. >.<

아무튼 몇달만에 다시 얼굴을 보게된 잉어아줌마네. ~.^


풀밭에서 바늘빼기를 하고 인증샷을 카페회원에게 바로 날렸더니 밥상뒤엎고 신발 벗어던지고 씩씩거리다 못해 

불까지 내뱉는 이모티콘을 마구마구 날린다. ㅋㅋㅋ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수걸이가 한발 뒤라서 그 회원은 열 좀 받았으리라. ^0^


물가에 나오면 기대하지 않았던 변수가 가끔은 이렇게 생긴다.

상류의 보에서 물을 마구잡이로 빼어내어 라인을 제자리에 놔두지 않고 엉켜 놓는 것도 부족해서 청태까지 괴롭힘의 

매체로 등장헀는데 이런 행운이 생길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


이제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콧노래 부르며 등지느러미줄을 잡아매고 물속에 넣고나니 주변의 모든 것이 정겹고 즐겁고

여유로운 느긋함으로 예쁜모습으로 보인다.


텐트안에서 느긋하게 발뻗고 보이는 바깥의 풍경도...


그늘이나 타프아래에 여유롭게 앉아서 보이는 낚시와 강가의 모습도...



잉어등에 매어놓은 줄만 보아도... *^^*


이제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이 캠 주방에서... *^^*


풍요로운 마음으로 캠주방에서 넉넉하게 점심식사를 준비하여 소확행 식도락을 즐긴다. ^.~

이렇게 보니 8첩반상이나 되네. ^^


이제 캠핑의 즐거움만 누리다 귀가하면 되므로 그대로 이렇게 띵까띵까~
물빨이 더 강해져서 저녁과 야간에는 엉망진창 개판의 깡통라인을 방치한 채 놀고먹고 시간을 보낸다.
하룻밤 더 지내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만삭 잉어아줌마의 순산을 기원하며 뒷마무리는 영상으로... ㅋㅋㅋ



이런 기분좋은 조과로 이제부터 좋은 행운이 있겠지. *^^*    오늘의 일탈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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